과거 정대세나 안영학, 그리고 현재 수원에서 뛰고 있는 안병준 등 이 선수들의 공통점은 북한 국가대표로 뛰었던 경력이 있다는 것 그래서 '어떻게 북한 사람들이 한국에서 뛸 수 있는거임?'이라고 의문 가지는 사람들이 많음
일단 이들은 북한 축구 국가대표이긴 하지만 북한 태생 축구 선수들은 아님 전부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동포 3~4세 선수들
이들의 역사는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감
일제강점기에 수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본으로 이주함. 징용으로 끌려간 사람들도 있었고, 먹고 살기 위해 도항한 사람들도 있었고.
그런데 1945년 일제가 패망하고 한반도와 일본과의 교류가 끊겨버리자 이들은 오도가도 못하는 처지가 됨.
1947년 일본 정부는 이들의 일본 국적을 박탈하고 '조선적'이라는 지위를 부여함. 조선 출신의 외국인이라는 뜻. 당시에는 한국도 북한도 정부 수립 전이었기 때문에 이들은 한순간에 무국적자가 되어버림.
한일 국교 수립 이후에는 조선적을 버리고 한국 국적을 취득하는 재일동포들이 늘어나기 시작함. 2~3세들은 일본 귀화를 선택하는 경우도 많고.
그러나 아직도 여러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조선적 신분을 유지하는 재일동포들도 많음
이들이 조선적을 유지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
1. 한국과 북한 어느쪽도 자신들의 모국으로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 이들이 생각하는 모국은 1945년 이전까지 존재했던 '분단 이전의 조선'
2. 현재 일본은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재일동포들이 북한 국적을 얻는 길이 막혀 있음. 때문에 북한 정체성을 가진 재일동포들이 차선책으로 조선적을 유지함.
여기서 언급해야 하는 두 단체 '민단'과 '조총련'. 그리고 '조선학교'
민단은 한국의 지원을 받는 친한국 재일동포 단체고, 조총련은 북한의 지원을 받는 친북 재일동포 단체
둘의 사이는 당연히 별로 안 좋고 서로 대립함
재일동포들은 민족의식이 강해서 자식들을 일본학교에 안 보내고 조선학교에 보내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조선학교는 바로 조총련의 지원을 받는 학교임.
민단의 지원을 받는 한국학교도 있지만 학교 수 차이가 엄청 심함. 한국학교는 일본 전역에 4곳뿐인데 조선학교는 60여곳. 예전에는 이것보다 더 많아서 100곳 이상이었다고 함(북한 경제가 지금처럼 ㅈ망하기 전에는 북한이 조총련에 지원금을 많이 보냈음)
그래서 조선적 동포뿐만 아니라 한국 국적 동포들도 어쩔 수 없이 자식들을 조선학교에 보내기도 했음(정대세가 이런 케이스). 근데 이 조선학교가 어떤 곳이냐면
이런 곳임.
친북 사상교육이 이뤄지고 교과서 내용도 북한의 영향을 많이 받음. 수학여행은 평양으로 감.
때문에 조선학교를 나온 재일동포들은 자연스레 남한보다 북한을 더 친숙하게 느끼게 되고, 조선학교 출신 재일동포 축구선수들은 국가대표를 선택할 때 북한을 많이 선택하게 되는 것.
이런 재일동포 북한 국가대표 선수들은 엄밀히 말하면 북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에 큰 문제없이 입국할 수 있고 K리그에서 선수로도 뛸 수 있음.
안영학이나 안병준 등 조선적 선수들은 우리나라 대사관에서 여행증명서(일회용 임시 여권)를 받아서 한국에 들어올 수 있음.
(조선적은 무국적자 취급이기 때문에 정식 여권 발급이 안 됨. 그래서 조선적 동포들이 왜 동포인데 우리는 한국 맘대로 들어올 수 없냐고 시위하기도 하고, 이게 불편해서 오랫동안 조선적 유지하다가 어쩔 수 없이 한국 국적 따는 동포들도 많음. 안병준도 자기만 조선적 유지 중이고 아내랑 자식은 모두 한국 국적이라고 함)
정대세는 조선적 아님(아버지가 한국 국적, 어머니가 조선적이라서 아버지 국적을 따름). 정식 한국 국적과 여권 보유 중이기 때문에 자유롭게 한국 들어오고 K리그도 당연히 뛸 수 있음
(북한 입국할때는 북한 여권 쓴다고 함. 아마도 한국 여권과 북한 여권을 모두 합법적으로 보유 중인 전세계 유일한 인물 ㄷㄷ)
재일동포와 조선적 문제가 우리나라엔 잘 안 알려져 있지만 알아보면 흥미로운 점도 많고 가슴 아픈 점도 많음.
'그래봤자 북한 놈들 ㅉㅉ'하고 단순하게 바라보기엔 너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들이 많음
남, 북, 일본 어디에서도 자신들이 설 곳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랄까...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존재들이라고 생각함
참고로 일본 여행가서 허가없이 조총련 건물이나 학교를 방문하거나 관련 인물을 만날경우 국보법 위반으로 처벌받음 애초에 쟤네들이 살고 있는 환경 자체가 북한처럼 통제 사회도 아니라서 정보를 막는다고 막을 레벨이 아니다 보니 조총련계 학교에서 쓰는 교과서는 북한 내부에서 쓰는 교과서보다 더 현실적(?)임..
국립중앙도서관 5층 가면 각종 북한 관련 자료 볼 수 있는데 쟤네 교과서 보면 어처구니 없으면서도 재미있음
과거 재일교포를 대하는 남북의 시선 및 국력도 무시 못할 요소였는데,
- 우선 대한민국 정부 입장에서는 어차피 남의 나라에 이주해서 살고 있는 마당에 우리가 정부 차원에서 그쪽에다 민족적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는 커뮤니티 형성 및 지원, 민족 교육 발전에 돈을 써야 하나..라는 생각이 강했기도 했고 현실적인 측면에서도 70년대까지 북한에 비해 자금력이 밀린 측면이 있음
(지금도 우리 교육부의 인가를 받은 민단 계열 학교가 오사카에 두 곳, 도쿄와 교토 각 한 곳 뿐.. 조총련계 민족 학교는 소학교 기준 일본 전국에 50개가 넘는 것과 대비)
반면 북한 정권 입장에서는 “민족적 정통성”이라는 대의명분과 자본주의 국가에 머무르는 동포의 자금력 등 현실적인 이유로 인해 6.25 이후부터 재일교포 사회에 공을 엄청 들였고 (막장 개사기극이긴 하지만 일본 정부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재일교포의 북송 사업도 추진하기에 이름
지금이야 북한이 대놓고 막장인 걸 조총련 교육을 받았다 해도 일본에 사는 이상 모를 리야 없겠다만.. 북한이 재일교포 사회에 심혈을 기울인 결과물이 21세기 현재의 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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