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뽕 이름의 진실?? 우리는 엉뚱한 음식을 '짬뽕'이라고 부르고 있다?!

신년 기념 야식으로 요녀석을 먹으면서 문득,

"그러고보니 일본에도 짬뽕이 있네? 그럼 뭐야 짬뽕은 일본에서 건너온 음식인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알게된 놀라운 사실. '우리나라의 짬뽕은 사실 짬뽕이 아니었다?'

 

 

일본에는 지역별로 다양한 짬뽕이 있지만, 보통 짬뽕하면 '나가사키 짬뽕'을 일컫는다.

'나가사키 짬뽕'은 중국 푸젠성(복건성) 출신의 요리사가 나가사키에 차린 사카이로(四海樓)라는 음식점에서 처음 만들어진 메뉴로,

끼니를 거르던 중국인 유학생들을 위해 고향 푸젠성 스타일로 만든 요리라고 한다.

 

짬뽕. 즉 잔폰(ちゃんぽん)의 어원에 대해서는

'밥 먹자'는 뜻의 '吃飯'라는 용어를 푸젠식사투리로 읽은 것이라는 설이 있고, 

중국어로 다양한 것을 섞는 攙(chān)이라는 용어와 음식을 볶아 끓이는 요리법을 의미하는 烹(pēng)이 합쳐졌다는 설도 있다.

 

결과적으로 '짬뽕'이라는 요리의 이름은 일본에서 만들어졌다는 것.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짬뽕은 일본 짬뽕이 현해탄을 건너와 우리나라식으로 맵고 칼칼하게 바뀐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일본 짬뽕과 우리나라 짬뽕은 그 근원부터가 다르다.

 

 

한국 짬뽕의 기원으로 여겨지는 요리는  중국 산둥성 요리인 차오마몐(炒码面)이라고 한다.

아까 일본의 나가사키 짬뽕은 중국 푸젠성 요리를 근원으로 만들어졌다고 했으니, 한국과 일본의 짬뽕은 그 뿌리부터가 다른 것.

중국 화교들은 이 차오마몐을 한국식으로 재해석하여 오늘날의 한국 짬뽕을 만들었는데, 당시 이 요리의 이름은 차오마몐(炒码面)을 한국식으로 읽은 초마면(炒碼麵)이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조선의 초마면이 일본의 짬뽕과 비슷하다고 여겨져 '짬뽕'으로 이름이 바뀐 것이다. 

"도대체 뻘건 한국 초마면과 허연 일본 짬뽕이 뭐가 비슷하다는 거지?"라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는데,

사실 당시 초마면은 일본의 나가사키 짬뽕처럼 하얀국물의 요리였다. 이른바 '백짬뽕'이었던 것. 닭뼈와 돼지뼈로 육수를 우렸으며, 원래는 해산물도 들어가지 않았다고 한다. 1960년대에 한국인 입맛에 맞게 고춧가루를 넣고 해산물을 넣으면서 오늘날의 빨간 짬뽕이 되었다고한다.

 

언어순화 운동이 기승을 부리던 시절에는, 짬뽕을 초마면으로 바꾸어 읽어야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짬뽕 자체가 외국(중국) 기원의 음식이고, 초마면이라는 이름도 결국 중국 차오마몐을 한국식으로 읽은 것에 불과하고 이미 짬뽕이라는 용어가 대중들에게 강하게 각인되었기 때문에, 이제와서 초마면을 순화어로 미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하지만 대다수의 음식 유래와 기원들이 그러하듯이, 이 또한 일종의 설일 뿐이다.

양국의 짬뽕이 각각 탄생한게 아니라, 그냥 일본에서 짬뽕이 건너왔을 것이라는 설도 있고,

인천이 아니라 군산에서 빨간 국물의 짬뽕이 탄생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어쩌면 이 모든 설들이 사실일 지도 모르겠다. 조선에서 탄생한 초마면과 일본에서 건너온 짬뽕이 각각 있었을 수도 있고

군산과 인천에서 각각 빨간 국물의 짬뽕을 만들었을 수도 있다.

하여튼 웃기는 짬뽕이다.

 

이러니저러니해도 일본은 물론이고, 중국에서도 짬뽕(초마면)은 짜장면처럼 한국식 중화요리로 여겨지고 있는데, 그보다 중요한 것은 짬뽕(초마면)은 오늘날 한국인들에게 각별한 사랑을 받고 있으며

요리의 기원과 국적은 이에 비하면 별로 중요한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