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체스는 한참 전에 AI한테 따였는데 어케됨?' 하고 의문을 품는 걸 보고 글을 써봄 일단 체스에서 최초로 사람이 인공지능한테 패배한것은 1997년 당시 IBM에서 만든 '딥 블루' 라는 인공지능이 당시 13대 체스 세계 챔피언이었던 가리 카스파로프를 상대로 2승 3무 1패의 성적을 거두면서 승리했을 때다.
사실 그보다 전, 1989년에 다른 컴퓨터로 1차례 도전을 했다가
4패로 개같이 멸망한 이후 1996년 '딥 블루'로 재도전,
마찬가지로 1승 2무 3패로 또 개같이 멸망했다가
1997년에 겨우 승리한 것이긴 하다.
근데 한가지 드는 의문이 있다.
체스의 경우의 수는 바둑보다 한참 적긴 하지만
그래도 10^120이라는 어마어마한 수다.
알파고의 바둑 학습 과정은
인터넷 바둑에 저장된 무려 16만 개의 게임에서
3천만의 수를 가져와 바둑의 기초를 학습 시키고,
그걸 바탕으로 생긴 인공지능들끼리 계속 대전을 하면서
성능을 점차 끌어올린 것인데.
체스는 뭐 1997년?
지금 인터넷 체스에서 가장 큰 두 사이트인
체스닷컴은 2006년, 리체스는 2010년에 오픈됐는데
그 이전엔 분석할 데이터를 어디서 얻었단 말인가?
답은 간단하다.체스는 이미 데이터가 차고 넘쳤다.
'인터넷 체스 사이트도 없었다면서 뭔 개소리야'
라 생각할 수 있는데, 인터넷 체스 얘기가 아니다.
여기 잘 진행되다가 28초부터 난리난 공식 게임이 있다.
경기가 저 지랄 난 이유는 따로 있지만
설명하면 노잼이니 체스 좀 아는 사람이면 알아서 생각해보고
뜬금없이 이 영상을 가져온 이유는 바로 마지막 장면에 있다.
이 게임이 무려 1905년에 치뤄진 게임이라는 것이다.
'아니 뭔 1905년 게임이 아직 남아있음?' 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데,
바로 체스의 '기보 표기' 덕분이다.
체스는 서양권 대부분의 국가가 즐기는 게임이다 보니까
언어가 서로 달라서 생기는 문제점이 있었는데,
그것을 방지하면서 경기를 기록으로 남길 수 있게
체스 말의 움직임을 알파벳과 숫자로
통일되게 표시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것은 곧 전통과 국룰로 이어져
인터넷 체스에서도 이 기보 표기법을 따라 쓰며,
디지털이 보급된 요즘 대회에서도
각 플레이어는 체스 말이 움직이면
그 움직임을 수필로 작성하게 되어있다.
이는 상대의 부정을 방지하는 효과도 낳는다.
그렇게 100년이 넘는 기간동안 수많은 대회에
쌓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터넷 체스 없이도 저런 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던 것이다.
이 외에도 체스가 가장 먼저 따인 이유는
일단 서양권에서 가장 대중적인 게임이기도 하고,
'체스를 딴다 = 인공지능 정복'이라는 이상한 믿음 등...
여러가지가 있긴 하지만 너무 길어지니 넘기고
그렇다면 사람이 인공지능한테 따인지
25년이나 되는 요즘 체스는 어떻게 됐을까?
여전히 잘 나가고 있다.
사실 이건 넷플릭스 드라마 퀸스갬빗
+ 코로나 덕분이기도 하지만
체스 인공지능의 등장은 오히려
체스의 입문을 쉽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이게 뭔 소리냐
과거 체스에서 복기를 할 땐 순전히
자신의 능력으로 밖에 할 수 없었다.
체스 같이 하는 사람 있으면 같이 하거나...
그러다가 잘못된 결론을 도출해도 알아차리지 못하면
그대로 끝이었다.
하지만 체스 인공지능은 블런더와 최선의 수를
라인을 통해 알려준다. 따라서 내가 잘못된 결론을 도출해도
인공지능이 답을 알려주는 것 덕분에 상당히 편해졌다.
인터넷 체스에 인공지능을 악용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얘네들은 애초에 인공지능이 나오고 사이트가 나왔기 때문에
나름대로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나왔으며, 못 믿겠으면 그냥 긴 대국 말고
제한 시간이 짧은 블리츠나, 진짜 존나 짧은 불릿을 두면 된다.
그리고 인공지능으로 인해 체스 이론은 더더욱 발전했다.
위 짤처럼 "야 여자 선수랑 하면 내가 나이트 하나 떼고 해도 이김 ㅇㅇ"
이라 말한 11대 체스 세계 챔피언 바비 피셔는
'카로-칸 오프닝'을 "네 다음 쫄보새끼들이나 쓰는 오프닝" 이라 말했을 정도로
'카로-칸 오프닝'을 "네 다음 쫄보새끼들이나 쓰는 오프닝" 이라 말했을 정도로
당시 카로칸 오프닝은 수비적이기만 한 오프닝,
무승부만 노리는 오프닝. 그런 평가를 받았지만,
인공지능 분석 결과 상당히 쓸만한 오프닝이란 것이 밝혀져
최상위권에서 1. e4 오프닝 상대로
1... c6 시실리안, 1... e5 오픈 게임 1... e4 프렌치 디펜스 다음으로
1... c6 시실리안, 1... e5 오픈 게임 1... e4 프렌치 디펜스 다음으로
많이 나오는 오프닝이 되었다.
그 외에도 엑셀레이티드 런던 시스템이 기존 런던 시스템보다
더 좋다는 것이 밝혀져 아예 이름을 대체하거나 하는 등...
인공지능의 발달은 곧 체스 이론의 발달을 뜻하는 것이기도 했다.
또한 프로 게임에서도 인공지능은 40수를 넘게 보다보니
인간의 수와 확연하게 다를 수 밖에 없어서 아예
인공지능끼리 붙는 대회를 따로 만들었다 ㅋㅋㅋㅋㅋㅋ
결과적으로 체스 얘기 나오면
'그거 인공지능한테 쳐발린 게임 아님?' 이란 얘기가 종종 나오지만
아직도 잘 나가고 있고 미래도 밝다.
그래서 바둑 망했다! 라곤 하지만 체스처럼 잘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인구수 부터가 존나 차이나는데 좆망한 거 아님?' 라고 하면 할 말 없지만.
물론 이건 인간끼리 1:1을 붙는 스포츠 한정이지, 그런 거 없는 그림은
그냥 큰일났다고 생각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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